디자인 소개(Designs)/자동차 디자인(Automobile Design)

두번째로 공개된 아우디의 컨셉카, 그랜드스피어(Grandsphere)

D.1201 2021. 9. 7. 07:00

아우디(Audi) 미래형 세단 세그먼트, 그랜드스피어(Grandsphere)를 공개하다.

지난 9월 2일, 그랜드스피어(Grandsphere) 컨셉 공개
아우디의 컨셉 스피어(Spherer) 중 2번째... 자율주행시대의 실내공간을 강조하다

지난 글에서 설명했듯이, 아우디(Audi)는 지난 7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모빌리티를 재창조하기 위해'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새로운 컨셉트카 3대의 발표를 선언했습니다. 이번 컨셉의 주된 공통점은 '전기차'라는 것, '자율주행차량'이라는 것 그리고 실내공간을 강조한 '스피어'라는 컨셉을 공통된 주제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이전 글에서 알아보았던 GT 타입의 스카이스피어(Skysphere)에 이어서, 이번에 발표된 세단 타입의 그랜드스피어(Grandsphere)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우디(Audi)의 그랜드스피어(Grandsphere)


 

핵심 가치(Vision)
'스피어(Sphere)'의 세단형태 컨셉카, 그랜드스피어(Grandsphere)

 

 

아우디가 이번에 내놓은 컨셉트카 시리즈의 공통된 주제인 스피어(Sphere)는 탑승자를 감싸는 새로운 실내 공간의 디자인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서 그들이 취한 전략은 "한 가지 공간에서 두 가지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었는데요. 일전의 스카이스피어에서는 변화하는 공간의 크기를 통해서 스포츠카GT카의 경험을 모두 전달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그랜드스피어에서도 비슷한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다만, 스카이스피어와는 다르게 스포츠카가 아닌, 비행기 일등석의 좌석으로 변화하는 것이 차이점이죠. 아무래도 세단 타입의 세그먼트이다보니, 차량내에서의 럭셔리공간 경험을 가장 핵심적인 가치로 삼은 것 같습니다. 아우디의 힐데가드 워트만 CMO는 "그랜드스피어의 가장 큰 특징은 차가 자율주행모드시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First Class Lounge)로 바뀔 수 있는 점"이라며, "실내 좌석 변경 기능을 통해 운전석과 보조석 모두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거기에 최근 여러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는 친환경에 대한 비전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우선, 완전 전기차자율주행차량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우디가 몇년 전부터 보여준 모습인 친환경적인 소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번에는 실내의 내장재를 모두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여 구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실제로 적용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실내에 설치된 식물들을 통해 노골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외부(Exterior)
날렵함과 우아함의 흥미로운 조화를 보여주는 그랜드스피어(Grandsphere)

 

 

처음 그랜드스피어의 이미지를 접하고 생각이 난 단어는 '날렵함'이었습니다. 전면부의 싱글프레임의 상단부에서 헤드라이트까지 연결되는 라인은 휀더에서 생략되었다가 사이드의 벨트라인를 지나 백라이트까지 연결됩니다. 그랜드스피어의 앞에서 끝까지 연결되는 일관된 수평 라인은 차량의 중심을 잘 잡아주며, 또한 탑라인과 바텀라인이 수렴되는 중심으로서 역할하고 있습니다. 수렴된 그랜드스피어의 세 가지 키 라인은, 마치 앞으로 튀어나갈 것 같은 긴장감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사이드뷰에 집중해보면, 안정적인 아우디 특유의 느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우디만의 미니멀하고 절제된 세련함을 스피어 컨셉카에서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휀더의 두툼한 볼륨감은 그 느낌을 더해줍니다. 또한, 여섯개의 면으로 나뉘어진 역시 입체 조형적으로는 날렵한 라인을 보여주지만, 2차원의 그래픽만 놓고 본다면 단순함을 벗어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전면부와 후면부에서 보여주는 '날렵함'과 사이드의 '우아함, 안정감'대비가 인상적인 모습입니다. 오래보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재미있는 요소가 많은 컨셉카로 생각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싱글프레임 그릴의 변화는 아쉬운 것 같습니다. 평면의 싱글프레임이 오목한 부피감을 가졌는데, 호불호가 다소 갈릴 것 같은 디자인이라 생각됩니다.

 


실내(Interior)
퍼스트 클래스의 안락함을 그대로 가져온 그랜드스피어(Grandsphere)

 

퍼스트 클래스의 모티프를 가져온 실내 공간

 

그랜드스피어의 실내 공간은 차분합니다. 전체적으로 톤다운된 색감, 안락한 스웨이드 재질 혹은 가죽 소재, 낮은 채도의 나무 소재, 단모 러그같은 카시트 등. 마치 사용자가 차가 아닌 거실이나 호텔에 들어온 것 같은 경험을 할 것만 같습니다. 거기에 포인트가 되는 식물은 화룡점정입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스피어 컨셉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코치 도어도 인상적입니다. 수어사이드 도어라고도 알려진 이러한 도어의 형태는 의전 차량에 주로 사용되는 도어로, 뒷좌석의 승객이 하차할 때 동선을 해치지 않으며 몸을 감싸주어 예로부터 럭셔리한 차량에 많이 적용되어 왔습니다. 코치 도어 또한 스피어가 지향하는 탑승객의 실내 공간에서의 경험을 위한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위 두 사진의 차이점을 알아차리셨나요? 정답은 스티어링 휠 페달이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그랜드스피어는 자율주행차량 4레벨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4레벨의 자율주행차량 단계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차량이 알아서 운전한다는 말인데요.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의 바로 직전 단계를 의미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차량내에서 운전자의 행위도 많이 달라지겠죠. 아마 차량내에서는 운전을 하는 시간보다 다른 활동을 하는 시간이 더 많을 것입니다. 책을 읽는다던지, 숙면을 취한다던지.. 

 

 

이러한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사라지는 것은 차량이 공간화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요? 더 이상 사람이 차량 내의 실내공간을 이동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생활하는 하나의 공간으로 생각하게되는 시대가 오는 것이겠죠. 거기다가 이 차에는 인포테인먼트를 위한 디스플레이도 없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프로젝터로 벽이 TV가 되는 것처럼 스티어링휠이 숨은 자리가 디스플레이로 변화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지네요.

 


 

제원(Specifications)
더욱 길어진 아우디의 대형 세단 세그먼트
전기차에 대한 높은 비중을 보여주는 아우디

 

 

그랜드스피어는 아우디의 A8 시리즈를 대변하는 컨셉트카입니다. 대형 세단 세그먼트로서 길이 5350mm, 폭 2000mm, 높이 1390mm 그리고 휠베이스 3900mm의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A8보다 높이를 제외하고는 더 큰 사이즈를 가지는 것 입니다(A8: 5310mm*1945mm*1495mm). 게다가 그랜드스피어는 완전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량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따라서 그랜드스피어가 보여주는 실내 크기는 기존의 대형 세단과 비교했을 때 훨씬 여유로울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랜드스피어는 듀얼모터를 장착하여 530kw(약 721마력), 제로백 약 4초의 파워를 가집니다. 이는 아우디 e-Tron보다 강력하고, 포르쉐 타이칸보다 조금 약한 수준이라 하네요. 사실 애초에 고성능 스포츠카나 슈퍼카 컨셉으로 나온 것은 아니라고 하니, 비교는 다소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배터리의 용량은 120kWh로 추정 항속거리는 750km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또한, 앞으로 아우디에서는 A8을 대체하여 그랜드스피어를 양산차량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BMW와 벤츠와는 다른 행보인데요. 전기차가 대세가 되었지만 BMW와 벤츠, 두 회사는 가솔린 기반의 차량 라인업을 없애지 않을 것이라 합니다. "기술을 통한 진보"를 핵심 가치로 삼는 아우디다운 행보네요.

 

 

마지막으로, 작년 5월 아우디에 새로 부임한 CEO인 마커스 듀크만(Markus Duesmann)이 부임한 지 2개월만에 발표한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젝트는 아우디의 혁신적인 미래차를 개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폭스바겐 그룹의 총체적인 지원 아래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피어 컨셉트카 프로젝트 또한 해당 프로젝트의 결과물 중 하나로 보입니다. 이에 영향을 받아, 그랜드스피어 역시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플랫폼인 PPE(Premium Platform Electric)를 기반으로 디자인되었다고 합니다. 

 


 

맺음

 

 

지금까지 아우디가 두번째로 공개한 컨셉트카인 그랜드스피어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세단 세그먼트로 나온 차량답게 탑승객의 안락한 경험을 위한 디테일한 요소들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 대비되는 외장의 날렵한 인상은 그랜드스피어를 더욱 더 매력있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audi grandsphere
audi skysphere

 

스카이스피어가 보여준 신장되는 실내공간과 그랜드스피어에서 보여준 퍼스트 클래스로의 변화는 대체적으로 대중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 역시 이번 컨셉트카를 통해서 아우디미래 자율주행차량/전기차에 대한 비전 및 전략적인 준비를 보고 다시 한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우디의 미래가 기대되게끔 만들어주는 컨셉트카이네요. 

그럼, 저는 다음에 더 좋은 글을 가지고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